벌써 4년이 되어가는 프랑스 생활 중에 허리가 가끔 아팠었다. 크게 아픈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하게 몸쓰면 아픈정도였는데 어느 날 혼자서는 앉지도 못하게 아픈 요통이 생겼었다.
약먹고 kiné 하며 좀 쉬니 괜찮았지만 그래도 저 깊숙한 곳에선 여전히 아픈, 무시하고 일상생활 지속할 수 있는 그런 아픔이었다. 사실 저 kiné가 돌팔이 같아서 설명 1분만 하고 혼자 내버려 두는 불친절한 키네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회복이 되어 그래도 효과가 있었겠지 추측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심각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올해 초 프랑스에서 그리고 얼마 전 여름에 한국에서 엑스레이 찍었을 때는 디스크는 아니지만 간격이 좁아 조심하며 운동하며 유지하라고 했는데, 몇 달 사이에 디스크 터진것마냥 아픈 통증이 생겨 이상했다. 한국에서 4일치 약을 받아왔었는데 두 번 먹고 아껴먹는다고 나중에 먹은 게 오히려 염증수치를 높인 걸까.
그래서 곧 크리스마스 방학이겠다 푹 쉴 때 약좀 먹으면서 쉬려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 근처 응급병원 cmsi에 갔다. 기간이 기간인 만큼 응급 진료센터에서도 사람이 많았다.

프랑스는 주치의 시스템이라 어디가 아프면 médecin généraliste 에게 가서 1차진단을 받고 그 뒤에 전문 진료를 받는다. 그래서 굉장히 아픈사람에게 불리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안과나 산부인과는 바로 직접 가지만 감기, 통증 등등 내과 외과적 진료는 주치의한테 먼저 가야한다. 나는 그동안 아픈적이 없어서 generaliste 없이 지냈었다.
이번처럼 허리가 아프면generaliste에게 먼저 가야만 엑스레이나 mri같은걸 찍을 수 있는데, 그 예약도 최소 한달 뒤에 가능하니 아픈사람에게 최악의 시스템인것 같다.
어쨌든 의사도 약은 처방해 주겠지만 이건 그냥 상처에 밴드 붙이는 수준이고 원인이 디스크인지 tumeur인지 확실히 알아보려면 mri 찍어봐야 적절한 치료 가능하다며 처방전을 내려줬다.
당장 찍어보고 싶었지만 프랑스 병원이 역시나, 거의 3주 뒤로 예약을 잡고 약먹으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처방해준 4개의 약 중에 3개를 먹고도 아프다면 먹으라고 했던 마지막 약은, 회복되는 와중에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내 허리를 다 작살내놨다. 네포팜.. 한국에서는 수술후 통증완화를 위해 링겔로 맞는 약이던데 프랑스는 알약으로 처방해주나보다.
크리스마스 지난 다음날, 다행히도(?) 혹시나 더 나아질까 싶어 자기 전 먹었는데 속이 계속 안좋더니 새벽부터 화장실에서 다 비우고 토하면서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허리가 크게 악화됐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고 쓸개즙까지 토했다.
ㅋㅋㅋ남의 집에서 연휴에 토하고 아파서 골골대는 손님이 나라니..
거의 36시간을 침대에 누워만 잇다가 그다음 날 좀 바람 쐴 겸 걸어보려고 밖에 나왔는데
세상에 허리 아픈 거랑 별개로 다리에 쥐 났을 때 누가 바늘로 찌르는 거처럼 오른 다리가 너무 아파서 열 걸음 정도도 걷질 못했다. 앉아도 아파 걸어도 아파 누우면 구역질 나 진짜 환장의 쇼를 연말에 하고 있는 게 너무 슬펐다.
게다가 황금 같은 2주 방학을 침대에 누워서만 보내야 했던 게 너무 슬펐다.
낫기는 할런지, 암흑 같던 순간이 지나고 점점 호전되는 게 느껴졌고 친구 아버지가 해주신 짭짤한 쌀죽은 눈물겹게 맛있었다.
그리고 mri 찍는날. 혹시 다른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하며 긴장하고 병원에 갔다. 금속 없는지 임신가능성 없는지 등을 서명하고 기다렸다. 나도모르게 어릴때 금속으로 이 때운적 없나? 수백번 되돌아 봤다.


허리가 아프니 베이지색 쿠션을 무릎 뒤에 넣어주셨는데 너무 좋았다. 뭔지 물어봐서 하나 구매하고싶을정도로 너무 편했다.
그리고 “Ça fait un peu du bruit, mais c’est pas méchant. Si ça va pas, signez moi. “ 라며 청력보호로 헤드셋을 착용시켜줬는데 이때부터 무서웠다.
배에 사각형 매트(?)를 깔고 하얀 우주선같은곳에 들어갔더니 반복적으로 삐삐-띠띠띠띠-하는 아주 큰 소음이 들렸다. 막 예쁜소리는 아니라 정신병 증상이 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귀가 아팠지만 여기가 테라피센터다, 사우나인 것이다 최면을 걸며 7분정도 지나니 끝났다.
결과는 시간이 좀 많이 걸렸는데 그 이유가 진료, 촬영cd, 사진인쇄까지 같이 줬기 때문에 그랬다. 요즘에 누가 cd로 파일을 주는지..?
아무튼 결과는 두개의 디스크 탈출. 아직 수술까지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 허리강화운동을 하지 않으면 계속 신경이 붓고 눌리다 심각해질 것이다 라는 소리였다.
걱정이 사라지자 며칠뒤 가뿐하게 허리가 나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바로 복근운동을 조심히 시작하고 앞으로 건강을 챙기며 작업하자는 마음을 먹었었다.
조심조심. 그런데…..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녀를 보내주기 위한 글 (0) | 2026.01.18 |
|---|---|
| 2- 두쫀쿠먹고 급성장염 걸린 썰 (2) | 2026.01.15 |
| 프랑스 귤 극혐하는글 (3) | 2025.12.11 |
| 영화 트랩(2024) 관람후기 스포있음O (0) | 2024.08.18 |
| 털복숭이 친구를 위한 veet 왁스워머 리뷰 (4) | 2024.07.22 |